위는 마음을 반영한다고 한다. 화가 나서 얼굴이 뻘개지면 위도 뻘개지고, 놀라 창백해지면 위도 창백해진다. TV 축구경기에 열중해 있으면 위도 운동을 멈추고 분비도 멈추어 소화할 생각조차 잊어버린다. 풀이 죽어 의기소침해 있을 때는 위도 그 기분을 같이한다. 위 운동은 거의 정지되고 위액분비도 멈추는 것이다. 그때 습관적으로 음식을 먹게 되면 먹은 것이 그대로 뱃속에 남아 팽만감, 불쾌감, 거북함에 시달릴 것이다. 이런 때는 먹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인 저자는 의대 졸업 후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면 평생을 모교에서 생리학을 가르치고 연구해 온 생리학자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위장질환에 관련한 내용은 소위 국내의 내로라하는 위암수술이나, 장암수술의 권위자가 이야기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위장질환별 치료법을 조목조목 제시해 주거나, 질환을 감별해 낼 수 있는 자각증세를 딱 부러지게 얘기해 주고 있지도 않다. 만약 그런 것을 원한 독자라면 이 책을 읽고 실망할지도 모른다.
<<위장질환 다스리기>>는 생리학자가 말하는 우리 몸속 위장관의 생물학적 기능과 작용에 관한 이야기이다. 입으로 음식물을 먹고 항문으로 배설하기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고 있는 소화기관 즉, 입, 식도, 위, 소장, 간, 췌장, 대장의 순서로 글이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생물학적 기능과 작용에 문제가 있을 때 여러 가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저자는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위장은 우리의 마음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식습관, 아니 우리 생활 전반을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배탈 한번 없이 살아온 사람은 아마도 드물 것이다. 가벼운 배탈에서 진지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될 위장질환도 많지만, 저자가 더욱 걱정하고 있는 것은 현대인의 사고경향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하면 그뿐”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몸을 의료제도 속에 그냥 맡겨 버리거나 의사를 맹종하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다가 언젠가는 큰 낭패를 볼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책 제목에 “치료”라는 말 대신 “다스리기”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 몸에 생기는 그 어떤 병도 “완전하게 치료되는 것은 없다”고까지 말한다. 살아있는 동안 그 병을 다스릴 수 있을 뿐이고, 다스리는 주체는 현대의학이나 의사보다도 우리 몸의 주인인 우리 자신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몸의 주인인 우리가 일상에서 스스로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병을 이해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의료지식을 갖게 하여, 병원에서 나온 검사결과를 해석하고 의사와의 상담을 좀더 쉽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머리말 5


제1장 입

소화 15
산다는 것은 곧 먹는다는 것 | 얼마나 어떻게 먹는가가 문제

입 19
음식은 입으로 들어오고 | 너무나 능숙한 저작운동 | 저작 시스템 | 입맞춤의 깊은 느낌 | 오감의 첫째는 후각 | 냄새와 감정 | 미각 없이 밥을 먹게 된다면 | 먹는 즐거움 | 타액 분비 | 연하의 과정


제2장 위

위 41
위가 하는 일 | 위는 하나의 밥통에 불과하나 | 위의 구분 | 소만과 대만 | 유문부 | 위는 우리 마음을 반영한다 | 위 점막의 왕성한 재생력과 살균력 | 약을 너무 믿지 말자 | 위가 아프다 |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면 몹시 아파온다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 57
위 질환과 스트레스 | 위궤양 만들기 | 스트레스 반응 | 위산분비의 조절 | ‘왕따’와 어린이 위궤양 | 위궤양 증상 | 임신부에 오지 않는 궤양 | 위궤양임을 확인한다 | 공격인자와 방어인자 | 적당한 스트레스는 필요한가 | 위궤양과 헬리코박터 필로리 | 헬리코박터 필로리의 배양 성공 | 위궤양 치료제 | 위궤양과 세균 | 헬리코박터 필로리 위산 속에서 살아남다

위암 77
암이란 무엇인가 | 암의 행보 | 위암은 줄어들고 있는가 | 고령자일수록 암의 성장이 빠르다 | 암을 고지하다 | 암은 예방할 수 있는가


제3장 소장

소장 87
위와 장 | 위내 음식물의 이동 | 소장이란 | 소장의 구조 | 장간막 | 소장의 구성단위 | 기능 단위로서의 융모

소화와 흡수 98
장에는 많은 소화액이 흘러든다 | 엘리트 장기 | 장이 화학물질을 구별하는 능력 |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 말고삐와 매 | 장 신경계 | 장 운동의 불가사의 | 밥 먹은 뒤의 질서 | 시작이 좋아야 끝도 좋다 | 영양분이 흡수될 조건 | 소화란 곧 가수분해이다 | 흡수 면적 | 장내세균 | 면역계와 장내세균

소장 질환 118
소장암은 드문 병


제4장 간

간 125
간이 나쁘다고 | 부족하여 오는 병, 지나쳐 오는 병 | 간에 대한 관심 | 간은 커다란 화학공장 |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글리코겐을 다시 포도당으로 | 문맥 순환 | 간의 구조 | 담즙 생산 | 문맥 순환의 장해 | 간의 병적 변화 | 간 증후

간 질환 140
만성간염 | 황달의 원인 | 간염․간경변증․간암 | 간염 항체가 없는 세대 | 금세기의 과제, 먹는 백신 | 해결해야 할 문제들 | 고기와 생선을 많이 먹어야 | 술을 마시는 요령 | 급증하는 알코올성 간염 | 지방간 | 갑자기 늘어난 지방간

담낭 152
담즙 분비 | 담즙이 하는 일

담석증 157
담석 환자는 20명에 하나 | 담석의 성분 | 담석증 증상 | 담석증 진단 | 담석 치료 | 불규칙한 식사와 서둘러 하는 식사 | 담석은 밤에 만들어지다


제5장 췌장

췌장 169
췌장은 두 개의 장기 | 췌장의 역사 | 췌장이 하는 일 | 췌장 내분비 | 인슐린 작용

췌장 질환 176
급성췌장염

당뇨병 178
오래 지속되는 고혈당 | 다뇨, 다음, 다식 | 발생률이 높아지기만 하는 당뇨병 | 당뇨병은 역사 깊은 병 | 밴팅과 베스트의 빛나는 업적 | β세포가 분비하는 인슐린 | 당뇨병의 원인들 | 성숙-발병 당뇨병 | 유년-발병 당뇨병 | 당뇨병의 유전 | 일란성 쌍생아의 당뇨병 유전 | 인슐린의존성 당뇨병과 인슐린비의존성 당뇨병은 다른 병인가 | 당뇨병 합병증 | 당뇨병 진단 | 인슐린 제품 | 지나치게 엄격하다 할 정도로 | 당뇨병의 통제


제6장 대장

대장 201
소장과 대장의 연결 | 초식동물의 맹장 | 시골 사람은 맹장이 길어지는가 | 대장과 소장의 차이 | 대장의 구성

대장 질환 208
대장암, 혈변에 주의 | 대장암 진단을 위한 감식 꼬리표물질 | 장암 수술의 어려움 | 대장 내시경 검사

직장 214
하등한 대장 | 뒤 보기 전의 마음과 뒤 본 후의 마음 | 배변반사

설사와 변비 218
설사 | 설사란 무엇인가 | 설사 치료 | 변비 | 변비란 무엇인가 | 변비 치료

항문 질환 227
치질 | 치질이 아픈 까닭 | 항문 부속물 | 치질은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인가 | 치핵이란 | 치핵 치료 | 증상에 따라 시행하는 치핵 치료 | 치루 | 치루란 무엇인가 | 절치


제7장 체중조절

체중조절 241
에너지의 수지 균형 | 식욕 | 식욕과 공복감 | 식욕과 혈당농도 | 체중조절기구

비만 249
비만은 유전되는가 | 비만에도 개인차가 | 비만의 기준 | 신체질량지수(BMI) | 이상적 BMI | 체지방률이란 | 비만으로 오는 병

단식 258
단식은 시한부 인생 | 뇌의 사치 | 단식요법

건강하게 야위려면 264
운동요법 | 걷기를 권장함 | 식사요법 | 다이어트 | 약으로 야윌 수 있나 | 약을 쓰는 경우 | 나는 괜찮다는 자만

맺음말 273
찾아보기 275
그림․표 찾아보기 285
Abstract 289